[헤럴드경제] 은근하게 또 유머러스하게 프랑스 팝아트의 세태풍자

Date
2007-07-10 23:44

 

헤럴드경제 
은근하게 또 유머러스하게 프랑스 팝아트의 세태풍자
2007.07.10
 
 
 
 
누보 팝展 12일부터 소마미술관
 
‘팝 아트’ 하면 무조건 미국의 현대미술이 떠오르게 마련이다. 물론 팝 아트는 미국이 강세다. 앤디 워홀로 대표되는 미국 팝 아트가 대중에게 워낙 강력하게 각인돼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.
 
하지만 팝 아트를 미국 미술로만 이해하면 곤란하다. 미국 외에도 팝 아트를 구현한 나라가 부지기수니 말이다. 그중 프랑스의 팝 아트는 ‘누보 팝(Les Nouveaux Pop)’으로 불린다.
 
미국의 팝 아트가 캠벨수프 캔이며 합성세제 브릴로 박스 등 일상에서 흔히 보는 기성품의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해 대중 소비사회를 직접적으로 풍자했다면, 프랑스의 누보 팝은 좀더 은근하다. 직설적으로 대중 이미지를 늘어놓기보다는 살짝 비틀거나 은유적으로 현 세태를 꼬집는 편이다. 또 보고 있노라면 입가에 미소가 스르르 감돌 정도로 유머러스한 것도 특징.
 
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(옛 올림픽미술관)이 여름 기획전으로 오는 12일부터 선보이는 ‘누보 팝’전에는 국적은 다르지만 프랑스를 주 무대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다양한 팝 아트가 나온다. 이탈리아의 크래킹 아트그룹을 포함해 프랑스 스웨덴 스페인 중국 아르헨티나 등 다양한 국가의 팝 아티스트 10명이 참여했다.
 
글로벌 제과업체가 생산한 과자의 구겨진 봉지를 그리는 이탈리아 작가 안토니오 데 파스칼레, 캔버스 위에 비닐로 옷을 만들어 붙이는 실비 파주프로우스카(프랑스), 할리우드 스타 이미지를 사실적으로 그리는 안토니오 데 펠리페(스페인)의 작품이 내걸린다. 인간의 욕망을 상징하는 콘돔이나 풍선, 사탕을 소재로 달콤한 그림을 그리는 샤오판(중국), 약국에서 볼 수 있는 캡슐과 광고 이미지로 소비문명을 고발하는 필립 위아르(스페인) 등의 작품도 공개된다.
 
크래킹 아트그룹이 제작한 펭귄과 곰, 벨기에 작가 윌리엄 스위트 러브가 만든 크고 작은 애완견 등 조각 작품은 또 다른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. 출품작은 회화 및 조각 등 총 50점.
 
같은 제목으로 지난해 봄 파리 빌라 타마리스에서 열려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. 관람료는 일반 6000원, 청소년 5000원. 전시는 9월 30일까지.(02)425-1077 
 
이영란 기자(yrlee@heraldm.com)